12월 18일 저녁 평소보다 진료를 일찍 마친 7시
그간 벼르던 송년회를 위해 남한산성으로 출발했습니다.
왜 한밤중에 남한산성이냐구요?
남한산성에서 광주로 빠지는 길끝 마을...불당리 낙선재에는 특별한게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같으면 호랑이라도 나왔을 심심산골, 비틀거리며 이어지는 마을의 끝자락에
몇백년은 되었을, 잘빠진 은행나무를 끼고 들어서면
전통가옥을 그대로 재현한 집채와 원두막은 물론이요
멋을 아는 쥔장이 정성들여 가꾸는 뜰녘의 다채로운 나무와 풀포기들이 다정하고
우측으로 기와담장너머로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경쾌하며
둘러싼 소담한 산자락까지 정겨운까닭에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하냥 눌러앉고 싶기 때문입니다.
드문 인적에 개짓는 소리로 겨울밤정취를 물씬대는 밤풍경 속에
지난 달만 하더라도 은행나무 한그루가 떨어낸 무수한 노란낙엽들로 푹석거리던 마당이
어제 내린 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우리를 맞이합니다.
시장이 반찬이라, 송년회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허기진 배를 급히 채워놓고 나서야
젊은 식구들 주도로 화기애애한 뒤풀이가 이어졌습니다.
웃는 표정과 마음 모두 아름답고 정직한 식구들
모여사는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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